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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진행되는 서울시 미니태양광 보조금과 그 집행방식이 우려스러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서울시는 2013년 이후 미니태양광 사업에 시민참여형 시정사업의 일환으로 꾸준히 예산을 투여하고 있다. 그간 시범사업으로 미니태양광에 적합한 모델의 개발을 시도하기도 하였고,비용회수의 적정성 차원에서 보조금의 비중을 높이는 일도 있었으며,일자리 창출의 차원에서 협동조합에 사업참여의 문턱을 낮추기도 하였다. 그 결과 미니태양광의 보급실적이 높아지는 결과를 얻고는 있으나, 2018년도의 보조금책정과 사업방식에서 그 내실이 매우 허약한 형태로 유도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니태양광을 처음 제안하고 가장 많은 투자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업체로서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와 각구청이 2018년 미니태양광 보조사업을 위해 준비한 보조금은 300W 기준으로 최대 52만원에 달한다. 작년도에 비하면 보조금이 몇 만원 정도 줄어든 책정이지만, 서울시는 이미 치열한 경쟁으로 꾸준히 인하되고 있는 참여업체들의 제품원가를 더 낮추라고 요구하고 있다. 참여업체원가조사, 대기업자재업체 대량구매를 통해 원가인하를 유도하는 것은 일면 시민의 이익에 봉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교하지도 않고, 배려심도 결여된 사업실적 위주의 보조금 정책 드라이브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우려가 큰 바, 마이크로발전소는 최초부터 함께했었던 참여업체로서 책임감을 갖고 다음과 같이 문제제기를 하는 바이다.”

#1 제품획일화의 시작

250W급 미니태양광 제품을 예로 들어 A사의 제품이 70만원이고, B사의 제품이 60만원이라면 일반 시장에서는 제품력, 영업력 등의 여러 변수 위에서 공존이 가능하다. 하지만 압도적이고 일괄적인 보조금으로 인해 A사의 제품이 20만원, B사의 제품이 10만원이 되어 버리면 양상은 달라진다.이제 제품에 대한 모든 판단기준은 그 가격에만 초점이 맞추어지고 A사의 제품이 아무리 좋은 제품일지라도 시장에서 강제퇴출이나 마찬가지인 길을 걷게 된다. 다시 말해 지나치고 일괄적인 보조비율은 제품의 획일화를 유도하는 부정적 효과를 갖으며, 그 어떤 회사도 새로운 시도나 개발에 투자할 동인을 얻지 못한다. B사의 제품이 혁신의 결과물이어서 선택받은 것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어서 또 문제다. 물론 A사도 B사처럼 하면 살아남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겠지만 사실 진짜 비극은 여기서 시작된다.

#2 비정규직 양산하는 만원인하게임

얼핏 보면 A사와 B사가 같은 종류의 제품과 서비스를 취급하는 업체가 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A사와 B사가 다시 경쟁에 돌입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A사와 B사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이제 인건비 등 서비스요소밖에 없다. 그래서 A사와 B사는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밖에 없고, 이 비정규직은 일감이 많은 시즌에 수당을 많이 받았던 기억에 오히려 정규직이 되기를 거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뿐, 설치 노하우를 갖추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단위 설치건당 인건비는 최저치로 떨어지며, 게다가 업체는 취소수량, 사고비용, 각종 안전관련 비용을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이전시키게 된다. A사와 B사가 비슷비슷한 처지인지라, 이 비정규직 노동자가 자유롭게 회사를 옮겨다니며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는 시장주의적 시도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A사와 B사는 이같은 방법으로 경쟁하며 제품에 들어가는 인건비를 최소화하기위해 눈물겹게 노력한다. 서울시는 10만 세대를 설치하는 상황을 미끼로 단가를 인하하라고 종주먹을 들이밀지만 사실 10만세대의 실적은 오직 제품가에서 1만원을 더 깎아 제시한 기업에게만 돌아가는 가격위주의 게임이 세팅되었으므로 여기에 참여하는 A사와 B사는 서로 눈치를 보며 만원이라도 더 낮게 공급하기 위해 무한 눈치 경쟁을 벌인다.

#3 더욱 위험해지는 제품과 사고리스크

A사와 B사는 W(와트)당 단가를 낮추기 위해 패널을 더욱 대형화하기로 하고, 서울시는 이를 W(와트)당 단가를 인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여기며 이를 허용한다. 패널을 제작하는 대기업 공급사는 드디어 자신의 공장에서 양산되는 제품을 그 어떤 추가적인 노력없이 아파트 베란다에도 수십만장 공급할 찬스를 얻는다. 결국 모듈의 크기는 한 변에 2m에 달할 정도로 커진다. 하지만 아파트 베란다의 창문이 같이 커지지는 않으니 그게 문제다. 이 2mX1m 넓이의 침대만한 72셀 패널을 제조사가 만들 때는 이것을 필드에 설치하라고 만든 것이지, 아파트 베란다에 걸라고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설치작업자가 이 크고 무거운 패널을 걸기 위해 허락된 창문넓이는 겨우 너비 60~100cm, 높이 80~100cm의 작은 테이블만한 면적뿐이다. 설치노동자에게 엄청난 팔근육이 요구된다. 모듈낙하 및 인사사고는 100건을 설치한다면, 아무 일이 없을 확률이 다행히 높다. 1000건을 설치할 때라면, 요행히 사고가 안나길 기도할 뿐이다. 하지만 10000건을 설치한다면? 사고가 날 확률이 더욱 높다고 봐야한다. 게다가 설치하기 까다로운 현장에서 노동자 본인의 판단에 의한 취소가 온전히 본인의 손실로 돌아오는 비정규직이라면? 그는 그 위험을 계속해서 감당해 나가는 선택을 할 게 뻔하다. 업체가 그 리스크를 감당하고 줄일 수 있는 비용을 이미 격화된 경쟁과 서울시의 가격인하요구에 뺏겨버린 상태에서 누구를 탓할 것인가.

#4 더욱 수동적인 수용자 양산

A사와 B사는 인버터에 조그맣게 발전상황을 알려주는 LCD창이 생겼다며 가격을 인하할 방법으로 실내에 위치한 플러그 끝에 끼워주던 발전량계측기를 시민에게 주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서울시는 그것도 가격인하의 좋은 방편이라고 여기며 이것도 허락한다. 하지만 사실 인버터의 설치위치는 베란다 창문밖 공중에 설치되며, 그나마 그 숫자는 전문가들만 이해하는 P값, I값 하는 숫자들이 너무 작게 나올 뿐이다. 미니태양광의 부속시장에 들어가겠다며 관련제품개발에 응했던 계측기 제조사 X사는 망했고, 시민들은 싼 맛에 미니태양광을 설치하고도 이게 얼마나 무엇을 생산했는지 알지 못하는 더욱 수동적인 수용상태가 되어 버린다. 그나마 시민들에게 태양광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장치는 가격논리에 없어져 버린 거다. 당연히 이걸 와이파이로 스마트폰과 연결하겠다든지 하는 아이디어가 들어갈 자리도 사라졌다

#5 지속가능성없는 업체가 남길 상처

경쟁을 벌이던 와중 A사가 더 이상은 못해먹겠다고 사업을 중단하기로 한다. B사는 행복할까? 그렇지 않다. 이미 C사와 D사… 제품이 획일화 되었으므로 설치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마음먹은 회사들이 줄을 섰기 때문이다. 만약 그러한 C사와 D사가 부족할 것 같다면 참여업체의 자격제한을 낮추어 확보하면 그만이므로 아쉬울 게 없다. 문제는 A사가 이미 설치해놓은 수량에 대한 AS문제가 남는다. A사는 전화를 받지 않고, 시민들은 속았다며 분통을 터뜨리며, 서울시에 문제해결을 요구한다. 하지만 법적으로 서울시는 보조금으로 시민을 도와줬을 뿐, 문제해결은 양당사자간의 문제라며 냉랭한 표정을 짓는다. 억지로 A사가 남긴 AS분에 대한 처리를 서울시가 별도 예산을 써서 맡는 방법도 생각해 보지만 B사도 C사도 D사도 이것을 대행하여 떠맡으려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A사가 존속했다면 3만원에 처리될 일을 B, C, D사는 10만원을 요구하는 셈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B, C, D사를 욕할 수는 없다.

#6 시장교란

한편 B, C, D사가 벌이고 있는 영업현장은 아수라장이나 다름없다. 어떤 아파트관리소장이나 단지대표회장은 노골적으로 뒷돈이나 자기 아파트단지에만 줄 수 있는 인센티브를 요구하지만, B, C, D사의 영업사원이 이걸 거부할 디딤돌이 없다. 이미 제품이 획일화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인 제조사가 이 인센티브를 대신 뿌리기도 하겠지만 결국에는 애초에 서울시에 제시한 가격보다도 더 낮게, 더 낮게 자신의 영업수당을 뒤로 깎아가며 영업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에게는 이 단지의 영업이 All or Nothing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게 영업사원의 숙명이고 시장의 법칙이라 믿으며 그들은 자신의 활동을 합리화한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시민들은 이제 태양광에 자기비용을 지출할 의향이 없다. 그렇다고 미니태양광이 의료보험이나 무상급식처럼 사회보장의 영역으로 넣는데 적극적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몇 년이 지나 서울시장이 바뀌고, 예산낭비사업이라는 지적이 일고, 사업이 갑자기 축소된다. 결국 B, C, D사는 모두 도산하거나 업종을 바꾸어 떠난다. 시민들에게 미니태양광사업은 한 때 매우 싸게 패널을 나누어주고 망한 사업으로 기억된다. 사람들은 슬슬 자기집 태양광을 중고로 팔면 얼마에 받아주는지 검색하기 시작한다. 결국 건강한 시장안착에는 실패하고 중고패널만 남는다.

#7 누가 이익을 얻는 게임인가

망한 A, B, C, D사에서 일하던 직원 중 하나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 자사가 한 때 보급했던 모듈이 어디에 보급되었는지 가장 잘 알고 있고 게다가 명단도 손에 쥐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최고의 사업밑거름이 된다. 한 때의 고객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해 다시 태양광패널과 인버터를 가져다주면 1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이 제안은 패널 한 개 값도 안되는 값을 치르고 태양광을 설치한 시민에게 솔깃한 제안이고, 설치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은 (즉, 상품가치가 많이 남아있는) 패널을 제3세계에 다시 수출해 부가가치를 남기려는 사업자에게도 좋은 조건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것을 통제할 방법과 책임이 이미 없다. 이 또한 사인간의 거래일뿐, 어떻게 한정된 행정력이 이를 막을 수 있겠는가. 이 흐름을 눈치챈 보수언론이 이 내용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결국 다른 종류의 보조사업, 혁신사업의 진행마저 방해할 수 있다. 오로지 낮은 가격만이 태양광을 보급하는데 제일 관건이라 생각한다면 차라리 지금의 예산으로 무상으로 나누어주는 혁신적인 정책아이디어를 내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말그대로 ‘보조’를 해주는 사업을 수행하면서 보조비율이 이렇게 높다면 분명히 가까운 훗날 탈이 날 게 분명하다. 이미 미니태양광에 드는 자부담은 가장 고가의 제품을 기준으로도 태양광시장이 목표로 하는 그리드패리티에 도달하고도 충분히 남는다. 이젠 다양한 방법으로 수용성을 높이고 시민을 설득해야 한다. 길거리에서 마구 나누어주던 신용카드가 한 때 신용사회를 좀먹었던 기억이 멀지 않다. 제발 세심하고, 앞날을 내다보는 보조정책수립을 촉구한다.

마이크로발전소는 2013년 처음 이 사업을 서울시에 제시했던 당시의 초심을 다잡으며 서울시에 현시점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구체적 대안으로 아래와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작업자 안전을 위해 모듈의 너비를 더 작게 제한하고, 공동주택 난간형 모듈을 새로 개발해야 한다. (중고시장교란방지 및 안전대책강화)
    설치작업자 안전에 대한 규정 및 고용에 대한 규정을 수립하고, 이를 지킬 수 있는 비용을 인정해야 한다.
    구보조를 서울시보조와 합산지급(서울시 예산절감 및 수혜세대 증대)하여 무리한 선착순게임이 되지 않게 하고, 절대보조비율을 줄여 나가야 한다.
    예상되는 중고시장 교란을 막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이탈업체의 AS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자연스럽게 반영하고 있는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하여 가격조정을 강요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전기공사업 면허없이 누구나 설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하여, 미니태양광 사업의 태양광대중화 취지를 반영해야 한다.
    관공서에서 특정업체의 최저자부담금을 홍보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최고보조금을 홍보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전기차보조금 참조)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며, 다양한 제품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주)마이크로발전소 대표이사 이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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